아마존(Amazon) 반품하기

업무 때문에 아마존(Amazon)에서 물건을 많이 구입하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과 외국 서적 등이 주요 구입 물품이다.

그동안 한번도 배달사고가 난 적이 없었는데, 드디어 나에게도 그 일이 일어났다.

GeChic 포터블 터치모니터를 구입했는데, 배송될 날짜가 한참 지났는데도 도착하지 않았다. 마침 출장 중이어서 체크하지 못했는데, 아마존 배송 트래킹을 해보니 다음과 같이 통관에 계속 문제가 되어 지연되고 있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고작 모니터 하나인데 무슨 문제인가 걱정되었고, 불길했다.


그런데 다음날 DHL에서 연락이 왔다. 물건이 배달될 거라고... 그리고 DHL 기사님이 주고 간 박스는 모니터 하나로 보기에는 덩치가 너무 컸다. 무게도 엄청나고...

라벨에 붙은 이름을 보니 나한테 온건 맞다. DHL 아저씨는 이름이 맞다면 내가 반드시 수령해야 한단다.


급한 마음에 바로 뜯어보니, 역시나 엉뚱한게 왔다. 설명서를 보니 "카펫청소기"다. 도대체 이게 왠일인가 싶었다.


반품은 아마존에서 My Orders로 들어가 해당 주문을 찾은 뒤, Return Items를 클릭하면 된다. 시키는대로 하면 되니까 크게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서 배송된 경우에 해당하는 프로세스이다. 미국에서 구입했다면 리턴 라벨 인쇄해서 박스에 붙인 뒤, 우체국에서 보내면 그만이다. 배송비도 무료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럴 수 없다. 착불 배송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품하려면 일단 아마존 고객센터에 연락해야 한다. URL은 다음과 같다.

https://www.amazon.com/gp/help/customer/contact-us

위 링크를 클릭한 다음 반품할 물건을 선택하고, "Returns and refunds" 그리고 적당한 이유를 고르면 3단계에 이메일로 할래? 전화로 할래? 채팅할래? 라고 묻는다. 전화는 당연히 영어로 할 것이기 때문에 채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영어 좀 하는 사람도 전화 영어는 어렵다. 게다가 증거자료를 남기기도 어렵다.

채팅을 선택하면 아래 사진과 같이 상담원과 채팅할 수 있다. 나는 세차례 채팅을 통해 물건을 반품했는데, 대충 어떤 흐름이었는지 정리해본다.


첫번째 채팅 

나: 안녕? 나 물건을 받았는데, 내가 원한게 아니더라. 엉뚱한게 왔어. 난 한국에 살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어? 좀 알려줄래?

아마존: 안녕? 내 이름은 XXX야. 내가 도와줄게. 

아마존: 물건이 잘못 왔다고? 정말 미안해. 이 경우는 반품하면 전액 환불해줘. 걱정마. 

나: 그런데 한국에서는 어떻게 해야 해?

아마존: 가까운 택배사를 찾아서 아마존에 보내주기만 하면 돼. 어디로 보낼지는 알려줄게. 우리가 물건을 받으면 바로 환불처리될 거야. 

나: 그럼 그냥 표준 프로세스대로 하는거네?

아마존: 그렇지. 환불은 기프트카드로 받아도 되고, 사용했던 신용카드로 환불받아도 돼. 

나: 배송비도 포함해서 환불되는 거지?

아마존: (생깜) 여기로 가면 리턴 라벨 받을 수 있어. (이후 상투적인 문구 나오고 채팅 끝)

배송비에 대해 찜찜했지만, 일단 첫번째 채팅은 이렇게 끝냈다. 주의할 점은 채팅이 끝나면 "End Chat" 버튼을 누르는데, 이때 채팅 내용을 메일로 보내주는 옵션이 있다. 이걸 꼭 선택해서 메일로 채팅 내용을 받아두어야 무슨 대화를 했는지 복기할 수 있다.

일단 우체국에 전화해서 착불로 해외배송이 되는지 물어보았다. 안된단다. DHL에도 전화해서 물어보았다. 거기도 원칙적으로 안된단다. 하지만 아마존에서 9자리 Payment Code를 주면 착불이 가능하단다.

착불이 될 줄알고 배송비 환불여부를 물어보지 않았는데, 착불 배송이 안된다고 하니 멘붕이었다. 그래서 두번째 채팅을 했다.

두번째 채팅

나: 여차저차 해서 물건이 잘못 왔어. 물건을 보내려고 하는데 착불이 안된다고 하네. DHL이 말하길 Payment Code를 주면 된다는데, 처리해줄래?

아마존: 안녕? 나 XXX야. 주문번호 알려줄래?  (초반에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더라)

나: 주문번호는 XXXXXXX야. 

아마존: 물건 XX와 YY를 반품하는거 맞지?

나: 맞어

아마존: (한참 있다가) 우리는 보통 미국내 배송인 경우에는 선불로 배송비가 지불된 라벨을 보내주지만, 외국은 그렇게 하지 못해. 

나: 그럼 어쩌라고? 내 돈내고 보내라고? 배송비가 $100 이상 나올거야. 

아마존: 이런 경우는 니 돈내고 배송한 다음, 영수증을 메일로 보내주면 배송비도 포함해서 환불해 줘. 

나: 영수증을 어디로 보내?

아마존: cs-reply@amazon.com 로 메일 보내면 돼. 

나: 니 이름으로 보내야 되는거 아냐?

아마존: 우리는 너의 채팅 히스토리를 모두 공유해. 그냥 그렇게 보내면 다 알아서 해. 

나: 알았어. 내일 물건 보낼게. 

그래서 다음날 근처 우체국에 가서 EMS 가격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서 놀랬다. 12.5 kg이 나왔고, 배송비가 무려 19만원. 이 잘못 온 물건은 $100 밖에 안하는 거다. 배송비가 물건값보다 더 비싸니... 합리적이지 않다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엔 이메일로 물어보았다. 배송비가 $169 정도 나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송비 환불해줄거냐? 그랬더니 문제없이 환불된단다.

그래서 다시 우체국 가서 물건을 보냈다. 포장에는 아마존에서 보낸 리턴 라벨을 붙여야 한다.


영수증 사진을 찍어서 cs-reply@amazon.com 으로 보내니, 잘 받았고 환불 프로세스를 진행한다고 연락이 왔다. 그 환불 프로세스에는 정확하게 배송비도 포함되었다.

일주일 뒤 물건이 잘 도착했다는 메일이 왔고, 환불도 정상적으로 처리되었다.

핵심은 이거다. 아마존으로 반품할 때는 착불 배송이 없으니, 반드시 아마존 고객센터와 얘기해서 배송비 비 환불을 확인하고 증거를 남긴 다음 배송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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