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톤 니모(Nimo) 전기자전거 한달 타보니~

전기자전거 알톤 니모를 구입하여 출퇴근용으로 탄지 한달이 되었다.

전기자전거를 사게 된 이유는 체중 감량 때문이다. 물론 그 외에도 몸이 건강해지고, 기름값도 아끼고, 별도로 시간을 내어 운동하지 않아도 되어서 시간도 아끼는 장점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한달간 타보고 매우 만족하고 있다. 이제 어느정도 이 녀석에 대해 알만큼 알았다고 생각되어 주행기를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써본다.


출퇴근 거리는 얼마나 되고,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집에서 회사까지는 편도 29km 거리이다. 한강, 안양천, 도림천 자전거 도로를 차례로 타면 되어서 자전거 타는 환경은 좋은 편이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여의도를 가로질러 회사로 가면 거리가 9km 정도 줄어든다. 하지만 차도를 타야 하는 구간이 제법 되고, 신호 대기도 많아서 시간은 비슷하게 걸렸다. 게다가 전기자전거는 20kg이 넘기 때문에 자전거를 들고 오르내려야 하는 계단은 피할 수 밖에 없다.

평속 26km/h 정도로 타고 다니기 때문에, 시간은 1시간 10분 남짓 걸린다. 승용차로 출퇴근할 때, 막히면 1시간 정도 걸렸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 자체는 비슷하다.




전기자전거의 속도는 얼마나 나오나?

자전거도로에서 쓰로틀 모드로 타는 것은 불법이다. 페달링을 보조하는 PAS 모드로 타야 한다. 알톤 니모는 PAS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실제로 타보니 PAS 1단계나 2단계는 별 의미가 없더라. 어차피 빨리 출퇴근하는게 목적이므로 무조건 PAS 3단계로만 타고 다닌다.  PAS 1단계는 전기자전거가 부~웅하고 나가는 게 있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처음 출발할 때나, 사람이 많은 인도/자전거도로 공용 도로를 안전하게 타야할 때 사용한다. 그 외는 사용할 일 없다. 너무 힘들다.

PAS 2단계는 평속 20km/h 정도 낼 수 있을 정도로만 도와준다. 빠른 것 같지만 실제 타보면 매우 느리게 느껴진다.

PAS 3단계는 평속 26~27km/h를 별 힘들이지 않고 낼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상 올리는 것은 전기 모터의 도움없이 발의 힘으로만 해야 하는데, 매우 힘들다. 모터가 붙잡는 느낌이랄까? 자전거가 무거워 그런지 잘 모르겠다.

평속 26km/h 정도이면 유사 MTB로는 거의 최고 속도라고 보면 된다. 제법 빠른 속도지만 로드 바이크들이 슝~슝~ 추월하는 걸 보면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ㅎ

사실 전기자전거는 언덕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물론 모터힘이 쎈 편이 아니라서 언덕을 오를 때는 기어를 조금 낮춰야 한다. 하지만 일반 자전거로 언덕 오를 때의 장딴지 고통은 없다.

한번은 한강 자전거도로 암사동 근처를 전기자전거로 타는데, 로드바이크 두대가 슝~하고 나를 추월하고 지나갔다. 그런데 악명높은 암사 언덕에서 그 로드바이크는 낑낑대었는데, 나는 20km/h 속도를 유지하면서 추월해버렸다.

우리집 앞에도 극강의 언덕이 있는데, 일반 자전거로는 끌고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기자전거로는 기어를 2단으로 낮추면 힘들이지 않고 올라간다.

언덕에 대한 공포가 없다는 점은 자전거를 지속가능하게 타는데 매우 중요한 것 같다. 별로 걱정이 안되니까...

배터리 한번 충전으로 얼마나 가나?

알톤 니모 스펙으로는 배터리를 완충하면 PAS모드일 때 50km 남짓 주행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실제로 위험을 무릅쓰고(배터리 다 떨어지면 발로만 저어 집으로 와야 하니...) 한번 테스트해 보았다.

아래 사진은 29km 거리를 왕복하고 나서 찍어본 것이다. 배터리가 한칸 남았고, 왕복을 한 것이니 대략 58km를 주행한 후이다. (PAS 3단계로 주행)



그런데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상, 배터리 잔량이 낮아지면 전압도 같이 낮아지기 때문에 파워도 줄어든다. 실제로 운전해 보면 배터리 칸수가 2개 밖에 안남을 정도가 되면 확연하게 힘이 딸림을 느낄 수 있다. 평속이 조금씩 줄어들어, 배터리 한칸 남을 때 정도면 20km/h 정도까지 내려간다. 이 상태에서는 언덕도 오르기 힘들다.

그래서 풀 파워를 즐길 수 있는 거리는 대략 40km 정도인 것 같다. 왕복 40km 이내라면 집에서만 충전하면 회사를 왕복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출퇴근 길이 편도 29km여서, 어쩔 수 없이 충전기를 하나 더 샀다. 출근하면 회사에서 다시 충전하고 있다. (아래 사진)  퇴근하면 집에서 또 충전한다. 집으로 갈 때 무시무시한 언덕이 있기 때문에 배터리를 꽉꽉 채울 수 밖에 없다.


전기자전거가 운동이 되나? 

와이프도 이걸 의심했다. 모터가 도와주는데 무슨 운동이 되냐고... 하지만 PAS로 타는 경우는 제법 운동이 된다. 헬스장에서 자전거 운동을 저단으로 하는 것과 비슷한 운동량이다. 가벼운 운동이지만 출퇴근하면서 매일 두시간 이상 유산소 운동하는 격이어서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었다.

아래 차트에는 보름치만 기록되어 있지만, 한달을 타고난 후 정확하게 3kg 감량되었다.


물론 자전거 타기 만으로 체중이 줄은 것은 아니다. 힘들게(?) 자전거로 출퇴근하다보니 운동한게 아까워서 식사량도 줄게 되더라. 솔직히 말해서 자전거 타기 전에는 식사량도 많았고, 야식이나 군것질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전거를 타면서부터 야식과 군것질이 끊어지더라.  생활도 규칙적으로 변했다.

한달에 3kg 감량을 목표로해서 체중 관리를 계속 하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자전거만 타서는 체중 감량이 어렵고, 식사량도 같이 줄여야 한다.

땀날텐데 샤워는?

예전에도 자전거 출퇴근한 적 있었는데, 지금보다 거리는 훨씬 짧았지만 땀이 엄청 많이 났다. 몇번은 근처 사우나에서 샤워를 한 적도 있지만, 나중에는 귀찮아서 자전거를 안타게 되더라.

그런데 전기자전거는 그리 힘들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오래타는 운동이라 땀이 별로 나지 않는다. 특히 아침 일찍 출근하면 아직은 시원하고, 한강에서 바람이 엄청 불기 때문에 땀이 바로바로 말라버린다.

가장 땀을 많이 흘리는 구간이 언덕인데, 전기자전거는 언덕도 쉽게 오르니 땀이 안난다.

출근해서 손과 얼굴에 묻은 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세수만 하면, 일하는데 큰 지장이 없더라.

황사가 심할텐데 괜찮나?

황사가 대통령 공약으로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특히 자전거를 타면 황사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처음에는 마스크없이 탔었는데, 입에 먼지가 씹혀서 물도 많이 먹게되고 기분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알아보고 마스크를 샀다. 황사를 막아주는 스포츠마스크 중에는 비싼 것도 많은데, 오버 같아서 국산제품인 인텍 오펜가드를 구입했다. 가격은 2만원 안쪽이다. 필터 교체형인데, 필터는 한장에 천원 정도 한다. 제조사 권고사항은 필터 하나가 8시간 용이라 한다. 그래서 난 일주일에 두개 정도 쓴다. 


오펜가드의 효과는 제법 좋았다. 황사가 아주 심한 날에는 그냥 전철을 타는데 (와이프의 잔소리), 약간 심한날에 이 마스크를 쓰고 타면 확실히 흙을 씹는 느낌이 거의 없더라.

오히려 문제는 눈이었다. 안경을 끼기 때문에 불편해서 따로 고글을 쓰지는 않는데 황사가 심한날 자전거를 타면 눈이 너무 따가웠다. 그래서 완전 밀폐형 고글도 하나 샀다.

번거로운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헬멧에 마스크에 고글까지 쓰는게 영 귀찮지만 지속가능한 자전거 타기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결론

편도 40km 이내이고, 자전거도로가 잘되어 있다면 전기자전거 출퇴근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몸도 건강해지고, 체중도 줄고, 기름값도 아끼고, 어떤 경우는 출퇴근시간도 줄일 수 있다.

더 중요한 것! 자가용을 쓰지 않으니 미세먼지 저감에 조그만 기여를 할 수 있다.



엮인글 >>>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인기글